아카데미가 지나칠 수 없을 영화라는 (아침마다 보는) METRO의 짧은 기사보다도 무슨 이유에선가 봐야 할 듯한 느낌에 보게 되었다. 물론 우습게도, '수업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'라는 은연 중의 직업(?) 의식도 발동했음은 사실이다.
수업을 준비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새 내가 꽤나 많은 이념들(이라고까지 할 건 없다고 내 입장에선 생각하지만, 혹자-학생들이 아니라-에겐 엄청난 이념적 수업이라고 여겨질 지도 모를 일이다)을 수업 중에 심어놓는 듯 싶다.
'로스트 라이언즈'라는 한국어 번역은 누가 해 놓은 것인지 모르겠는데, 라이언즈를 로스트하게 되는(-_-) 상황은 알겠지만, 적어도 이번 만큼은 번역을 잘못했다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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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는 뭘 이야기하려는지 처음부터 너무나도 극명하게 드러나는데, 그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갈 것인가에 대해 특별한 계산을 하지 않은 것 같다. 충분히 예상되는 스토리를 왜 이렇게 끌고갈까 싶은 생각과 함께, (적어도 나에게는) 황망해보이기까지 하는 메릴 스트립의 어쩔 줄 몰라 하는 어정쩡한 연기, 탐 크루즈의 약간은 어색해보이는 모습들은 조금씩 조금씩 영화를 덤덤한 맘으로 보게 만들었다.
감독의 의중은 알겠으나, 혹자의 인터넷 평처럼 '미국인들 빼곤 세계가 다 아는 얘기'라서는 아니고(솔직히 우리나라 사람들 중 이 영화를 처참하고 씁쓸한 숨을 쉰 사람은 얼마나 되겠느냐는 말이다), 알려야 할 얘기를 어떻게 알리겠는가라는 문제에서는 사실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.
그런데 바로 이러한 부분은 너무나도 중요하다.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, 굳이 극장에서 이 영화를 고르고 또 고민할 누군가들가 아닌, 그렇지 않은 다수의 누군가들에게 전해저야 하는 까닭이다. 그렇다면 더더욱 이야기의 방식은 세련될 필요가 있으나, 그렇지 못하다는 점, 그게 너무도 아쉽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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엔딩에서, 이러저러한 사연들이 있는(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명문대에 입학했고, 남들과는 다른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행동하는 신념을 보여주며, 이번 지원병 경험을 통해 소수인종으로서의 당당한 권리와 입지를 다질 수 있음이라는 메리트를 인지하고 있는) 그들이라면 왜 저렇게 죽어가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순간 들었다. 그들이라면 오히려 버틸 수 있는 순간까지 버티고, '누워서 죽더라도' 목숨을 더 부지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됐는데, 그 부분에서 고민하게 됐다.
그랬던 그들이었으나 결국 택한 것은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결정이었다...라는 것인가,
그랬던 그들이었으나 지원병 경험을 하는 동안 달라졌다는 것인가,
그랬던 그들 역시 인간이기에 극한의 순간에 내릴 수 있는 판단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인가...
그러나 그마저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은 그 두 학생의 죽음은 감도의 의중과는 달리, '백인 학생에게 고민할 계기를 마련해주는' 시작이 된다. 그리고 '그들의 죽음은 뉴스에서조차 다뤄지지 못하는' 현실이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.
그 어떤 명목도 정당화시킬 수 없는 전쟁이라는 이름 하에, 그리고 그보다 더 큰 '세상'이라는 전쟁 속에서, 나는 사자가 될 것인가, 양이 될 것인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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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로스트 라이온즈>, 2007년 11월 12일(월) 오후 4:10-5:46, 오리CGV.